[전문]우울증 앓던

 

 

[서울경제] 황병승(49) 시인이 24일 경기도 고양에 위치한 자택에서 숨을 거둔 채 발견된 가운데 동료 박진성 시인이 깊은 애도의 뜻을 전했다.

박진성 시인은 이날 황 시인의 죽음과 관련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문단이라는 이상한 집단이 죽인 사회적 타살”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황 시인은 2016년 10월, 몇몇 무고한 사람들에 의해 성범죄자로 낙인 찍힌 후 황폐하게, 혼자 고독하게 살다가 생을 마감했다”고 설명했다.

박 시인은 이어 “명백한 사회적 타살이자 무고의 희생자”라며 “문단이라는 거대한 이해 집단이 황병승 시인을 죽인 ‘공범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황 시인의 시신은 부모에 의해 발견됐다. 황 시인과 생전 친분이 있던 시인들이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고, 이를 이상하게 여긴 부모가 전날 경찰과 함께 황 시인의 집을 찾았다가 숨져있는 황 시인을 발견했다.

현재 황 시인의 시신은 고양시 원당 연세병원에 임시 안치됐다. 경찰은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옮겨 부검을 실시하고 정확한 사인을 밝힌다는 계획이다. 황 시인의 사망 시점은 보름쯤 전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유족 등 주변 지인들에 따르면 황 시인은 최근 우울증과 대인기피, 알코올의존증 등으로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2016년 문단에 번진 미투 폭로 속에서 황 씨가 강의했던 서울예대 캠퍼스에 성추문을 폭로하는 대자보가 붙었던 것 등이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황 시인은 2003년 ‘파라21’을 통해 등단한 뒤 ‘트랙과 들판의 별’, ‘여장남자 시코쿠’, ‘육체쇼와 전집’ 등 시집을 남겼다. 미당문학상, 박인환문학상을 받았다.

다음은 박진성 시인의 페이스북 글 전문이다.

불과 몇달 전에도 연락을 했었는데... 문단이라는 이상한 집단이 죽인 ‘사회적 타살’입니다.

황병승 시인은 2016년 10월, 몇몇 무고한 사람들에 의해 성범죄자로 낙인 찍힌 후 황폐하게, 혼자 고독하게 살다가 생을 마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