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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불만이 있는 것처럼 그어놓은 빨간 줄은 최근 유니클로가 처한 상황과 맞물려 여러 해석을 낳았다.

'가성비의 대명사'였던 유니클로는 최근 '불매운동의 아이콘'이 됐다. 일본이 우리나라를 상대로 수출 규제를 강화한 이후 국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매운동 국면에서 유니클로 일본 본사 임원은 불매운동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을 했다.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유니클로가 불매운동의 핵심으로 떠올랐고, 일본 본사의 잇따른 사과에서 여론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금지', '경고', '주의', '분노' 등을 의미하는 빨간 줄을 유니클로의 양말에 그었다는 건 '누군가 의도적으로 한 게 아닐까'하는 추측을 낳을 만했다. '누가 했느냐'보다는 '왜 했느냐'에 관심이 쏠린 이유다.

'빨간 줄 피해'는 양말 말고도 더 있었다. 지난 10일 양말에 그은 빨간 줄이 발견됐고, 지난 20일에는 의류 수십 벌에 그은 빨간 줄도 발견됐다. 피해를 본 유니클로 매장은 지난 21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기 수원남부경찰서는 현장 CCTV 등을 토대로 사흘 만인 오늘(24일) 용의자를 붙잡았다. 49세 여성이었다. 범행동기를 묻자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는 뜻밖의 대답이 나왔다.

이 여성은 9년 전 우울증 진단을 받고 약을 먹어왔으며, 2년 전부터는 약을 끊었다. 지난 10일 길을 가다가 우연히 빨간색 펜을 주었고, 유니클로 매장에 가서 양말에 빨간 줄을 그었는데, 마음이 편해지는 것 같아서 20일에 다시 가서 범행했다는 게 여성의 진술이었다. 20일 범행은 가지고 있던 빨간색 립스틱으로 했다고 한다.

경찰은 이 같은 진술을 바탕으로 일본 제품 불매운동과 이번 범행은 연관이 없는 걸로 결론을 내렸다. 여성을 집으로 돌려보낼 예정인데, 경찰 관계자는 정신건강센터에 인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니클로 빨간 줄 사건'은 불매운동과는 관련이 없는 촌극으로 끝났지만, 유니클로를 바라보는 한국인의 냉랭한 태도를 보여주기에는 충분했다. 할인 행사를 할 때면 '대란'이라는 말이 따라붙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던 유니클로에 한국인들이 '빨간 줄'을 그은 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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