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용의자는 현장에서 검거됐으나, 의식불명 상태에 빠져 범행 동기 등에 관한 경찰 조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합동으로 현장 검증을 시작했다.

NHK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전 10시 30분쯤 41세 간토(關東) 지역 거주 남성이 교토시 후시미(伏見)구에 있는 애니메이션 제작회사 '교토 애니메이션' 제1스튜디오 건물에서 방화를 저지른 후 약 100m 떨어진 인근 지하철역으로 도주하던 중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면허증 등으로 용의자의 나이와 주소 등 기본 정보를 입수했지만, 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용의자는 다리·가슴 등에 큰 화상을 입고 의식 불명 상태에 빠져 경찰 조사를 받지 못한 상태다. 경찰은 "용의자가 교토애니메이션에서 근무했던 경력자는 아니다"라고만 밝혔다.

일본 언론들은 그가 방화 전후 "표절이나 하는 주제에" "죽어라" "라이터로 불 붙였다"라는 말을 외쳤다며 회사에 대한 불만 때문에 방화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NHK는 목격자의 발언을 인용해 "용의자가 경찰에게 ‘표절이나 하고!’라고 외치며 성난 표정으로 잡혀갔다. 작품 내용과 관련해 불만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하타 히데아키 교토 애니메이션 사장은 "몇 년 전부터 여러 차례 살인 협박 메일을 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화재 당시 건물에 있었던 직원과 방문객 총 74명 중 33명이 사망했고 3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피해는 왜 그렇게 컸던 것일까.

화재가 발생한 오전 10시 30분쯤에는 정시(9시) 출근 한 직원들이 자리에 앉아 업무에 몰두하고 있었다. NHK는 교토 애니메이션에서 과거에 근무했던 남성의 말을 인용해 "통상 각 층에 10~20명 정도가 근무한다"며 "직원들은 9시 전후에 모두 출근해 (사건이 발생한) 10시 반쯤에는 대부분 자리를 지키고 있었을 것이다. 업무 특성상 (불이 붙기 쉬운) 종이가 많이 쌓여있다"고 전했다. 화재 전문가도 "현장에는 종이 문서 등 불에 타기 쉬운 물건이 많아 단시간에 불이 번졌고 피하기가 어려웠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외부인 출입이 용이했던 점도 문제였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스튜디오 접수 업무 관계자는 경찰 조사에서 "한 남자가 1층 정면 입구로 들어와 ‘뭐지’라고 생각하던 차에 폭발음이 들렸다"고 증언했다. 용의자는 방화 30여 분 전에 근처 주유소에서 휘발유 40L를 구매한 후 별다른 제지 없이 스튜디오에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스튜디오 1층 문은 낮에는 따로 잠금 장치를 해두지 않아 외부인이 쉽게 들어올 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곳에서 시작된 불은 1층 사무소를 비롯해 직원들이 주로 있었던 2, 3층 애니메이션 제작실까지 빠르게 번졌다. NHK가 입수한 스튜디오 도면에 따르면 직사각형 모양의 사무실 내부는 칸막이나 벽으로 나뉘지 않은 열린 공간으로, 1~3층부터 옥상까지 나선형으로 이어진 계단이 한 개 있었다. 하세가와 유지 와세다대 교수는 NHK 인터뷰에서 "밀폐된 빌딩 등 공기가 가득 찬 공간에서 휘발성이 높은 물질이 불과 붙으면 순식간에 폭발성 화재로 이어진다"고 전했다.

33명의 사망자 대부분은 진화가 완료된 후 건물 내부를 수색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시신은 주로 2층 창문 근처, 3층에서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 부근에 몰려 있었다. 대부분 1층에서 시작된 불길과 연기를 피하기 위해 옥상으로 향했으나, 끝내 목숨을 잃은 것이다. NHK는 "3층에서 옥상으로 향하는 문은 닫혀있었다"며 "(옥상 밖으로 나가기 전) 계단에서 사망자들의 시신이 겹쳐있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2층 창문을 통해 급하게 밖으로 뛰어내리는 사람들을 건물 근처에 있던 사람들이 받아내 구조했다. 건물 외벽 부착물에 위태롭게 매달려 구조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였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밖으로 탈출하지 못한 사람들은 계단을 이용해 옥상으로 대피하다가 변을 당했다고 전했다.

교토애니메이션은 1981년 설립됐으며 본사는 교토부 우지(宇治)시에 있다. 총 직원 수는 160여 명이며 화재가 난 제1스튜디오는 2008년 완공됐다. 하청 제작업체로 출발해 게임이나 소설 등 이미 원작이 있는 작품을 애니메이션으로 재가공해 내놓고 있다.

대표작은 베스트셀러 연애소설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을 원작으로 만든 동명 TV 애니메이션이다. 이 작품은 2006년 4∼7월 방영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2003년 발표해 화제를 모은 ‘풀 메탈 패닉!’도 동명 연애소설을 원작으로 삼아 만들어진 작품이다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5/0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글 보관함